decisive

제목이 마음에 안든다. 마치 전형적인 자기계발서같이 보인다. 원제가 너무 짧아서 이렇게 지은 것 같다. 이 책이 저자들은 히스형제이다. 스틱의 저자들이다.

이 책의 목적은 한마디로 우리가 결정을 해야할 상황에 가장 올바른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결정을 내리는가, 그것이 크고 작든 간에 우리는 늘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하거나 반대로 돌려놓기도 한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바로 제대로 결정하는데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잘못 결정을 하여 후회할 일을 남기기도 한다. 히스형제는 결정을 잘못내리는데 있어 네가지 악당을 조심하라고 충고한다.

1. 편협한 악당

한마디로 선택의 범위를 너무 좁히거나, 사고자체를 양자택일의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할까, 말까’ 혹은 ‘이걸 할까 저걸 할까’의 상황에 곧잘 빠지곤 한다. 좁은 생각의 틀에 갇혀 같은 고민을 반복하느라 다른 대안을 모두 놓친다.

제3의 대안이 나올 수 있는데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하여 스스로의 생각을 좁히게 된다. 차를 살까 말까, 이직을 할까 말까등 단편적이고 축소적인 범위를 벗어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2. 고집스런 악당

한마디로 확증편향에 갇힌 것을 말한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에 대한 증거만 열심히 수집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마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당한 술은 심장질환에 좋다는 기사만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아마 확증편향이 비즈니스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일 겁니다. 경험 많은 사람들도 실수하거든요. 활발히 정보를 모으면서도 자신이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겁니다” - 로바로 교슈-

로마의 정치가이자 군인이었던 카이사르의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본다.

3. 단기감정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자신의 감정을 잘 살펴보라고 한다.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순간, 크고 작은 압박을 받게 될 것이고, 주변사람들과의 의견충돌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 단기 감정에 영향을 주고 결국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방해를 준다고 한다.

힘든 결정에 직면하면 우리의 감정은 소용돌이치기 마련이다. 머릿속에서 상반된 주장이 맴돌고 고민이 거듭되면서 마음이 수시로 바뀐다. 수없이 반복되는 갈등으로 머릿속이 혼탁해지면서 앞이 보이질 않게 된다. 그런 순간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관점이 전환이다.

인텔이 메모리사업의 철수여부를 두고 엔디그루브는 회사내의 많은 인재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논쟁하고 숙고했다. 그러나 어느날 고든회장에게 불현듯이 말한다.

엔디그루브 “만약 우리가 회사에서 축출되고 이 사회에서 새로운 CEO를 영업히면 그 CEO는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고든회장이 주저없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의 메모리사업을 접겠지요” 나는 회장을 멍하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회장님과 제가 회사를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셈 치고 직접 메모리 사업을 접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요?” 모든 것이 명백해지는 순간이었다. 인텔의 역사적인 유산이나 정치적 내분에서 완벽히 자유로운 제3자의 시각으로 보면 당연히 메모리 부분을 접어야 했다. 관점을 전환함으로써. 즉 “후임자는 어떤 조치를 취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그들은 큰 그림을 뚜렷히 볼 수 있었다.

즉, 엔디그루브는 관점의 전환을 위해 후임자라면 어떻게 할까?를 이용해서 좁은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4. 확신에 찬 악당(나를 믿자, 내 생각이 정답이니까)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실제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한다. 즉 과거의 성공패턴을 이용해서 미래를 재고 미래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검증하기 보다는 미래를 예측하고 더 나아가서 확신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기존의 일반적인 의사결정

  1. 선택직면 - 편협한 악당(범위한정성향) 때문에 다양한 선택안을 놓칠 수 있다.
  2. 선택안분석 - 고집스런 악당(확증편향) 때문에 자신의 믿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모은다.
  3. 선택 - 감정적인 악당(단기감정)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4. 고수 - 확신에 찬 악당(자기과신) 때문에 미래의 전망에 대해 과도한 확신을 갖는다.

그렇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결정을 하게 될까? 저자는 WRAP라는 프로세스를 주장한다.

생각의 4단계 프로세스 : WRAP

  1. 선택직면 -> 해결방법: 선택안은 정말 충분한가(Widen Your Options)
  2. 선택안분석 -> 해결방법 : 검증의 과정은 거쳤는가(Reality-Test Your Assumptions)
  3. 선택 -> 해결방법 : 충분한 심리적 거리를 확보했는가(Attain Distance Before Deciding)
  4. 고수 -> 해결방법 : 실패의 비용은 준비했는가(Prepare to Be Wrong)

그동안 우리는 A,B안의 장단점만 분석하여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저자는 스포트라이트를 좁게 비추지 말고 크게 넓게 비추어서 C,D를 찾아보라고 한다. 그리고 결정하는데 있어서 확증편향에 대한 경고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인계철선(적이 건디리면 터지거나, 소리를 통해 침입을 알리는 장치)등을 일상에 적용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즉, 개인이나 조직에서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그것을 행동의 바꿀 결정의 순간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변화는 거의 감지하기 힘들 만큼 서서히 진행되므로 언제 행동을 취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계철선을 활용해 행동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도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분배적 정의(결정에 따른 전리품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와 못지 않게 절차적 정의(결정에 이용된 과정자체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의 중요성은 깊이 새길만하다. 즉 절차적 정의의 필요성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주장을 펼칠 기회를 주고,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고 정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상대에게 반박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결과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수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편견과 사리사욕에 치우치지 않고,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와 그에 따른 리스크와 우려를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했을 경우에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패에 대비하는 사전검사뿐 아니라 성공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는 사전퍼레이드도 반드시 염두해두라고 한다.

사전 퍼레이드는 한마디로 성공의 시나리오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일년 뒤라고 상상하자. 우리의 결정이 엄청난 성공을 가져왔다. 너무나 커다란 성공이라 자축 파티라도 열 예정이다. 자, 우리는 그런 미래에 대비해 어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까?”

의미깊은 말이다. 갑자기 큰 성공을 거둔 후에 급격히 나락으로 빠지는 기업이나 사업가를 뉴스에서 많이 보게된다.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나서 그들은 마치 성공자체가 그들의 탁월한 능력만으로 이루워진 것으로 착각을 하여, 오만함에 빠지게 된다. 초심의 겸허함을 잊어버리고 어느덧 스멀스멀 커져버린 탐욕과 오만이 정상에서 그들을 바닥으로 내리치게 되는 경우이다. 심지어 그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반성을 하지 않고 단지 운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면 저자들의 주장에 공감이 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결정을 내릴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프로세스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다. 막연히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삼아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못되고 좁은 시야에 갇히거나, 일시적인 감정으로 결정을 내리기 쉬운 우리들에게 아주 명쾌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인생은 결국 우리가 내린 결정들의 연속적인 결과들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 전반에 걸쳐서 어떻게 올바른 결정을 이끌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매우 흥미진진하게 되어 있다. 짧은 정리로만 요약할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