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적]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길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 김창준 지움 / 인사이트
오랜만에 밑줄을 열심히 그어가면서 읽은 책이다. 김창준님은 애자일 컨설팅 대표이다. IT 업계 종사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너무나도 좋은 내용이 많아서 정리하기가 힘들었지만,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임펙트 있었던 부분만 소개하도록 한다.
1. 경력자를 믿지 마라.
사실 저는 경력이 성과와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넘어서서 오히려 경력이 편향을 주는 잘못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최소한도의 경력 수준만 넘겼으면 오히려 몇 년 일했는지는 모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요. 경력은 오히려 경계해야 할 대상 중의 하나인 셈이지요.
여러 경력자들과 일해보았지만, 말 그대로 경력만 있는 사람이 있다. 사실 경력이라는 것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고 거기서 무엇을 배웠냐가 중요하다.
“나도 전에 그거 해봤는데요.. 나도 전에 개발자였어요.. 나도 전에 팀장해봤어요.. 나도 전에 SI해봤어요..”
가장 많이 듣는 말이지만 실제 해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A라는 것을 경험하고 거기서 힘들게 도전하고 배우고 실패하고 고뇌한 사람이라면 쉽게 “그거 해봤어요..” 라고 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해봤는데요” 라는 말뜻에는 ‘그래서 잘할 수 있다’ 라는 표현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힘든 과정을 경험한 사람은 두려움을 알기에 쉽게 말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단순히 ‘‘해봤다’ ‘라고 말하는 수준이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는 수준으로 새겨야 한다.
2. 실수는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다.
예방과 실수 관리. 실수 예방은 행동에서 실수로 가는 경로를 차단하려고 합니다. 즉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근데 사실 이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문가도 1시간에 평균 3~5개의 실수를 저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 세상은 그렇게 엉망이 아닐까요? 그것은 전문가들이 실수를 조기에 발견하고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수는 어떻게든 할 수 밖에 없다. 대신 그 실수가 나쁜 결과로 되기 전에 일찍 발견하고 빨리 고치면 된다’는 겁니다. 이 태도를 실수 관리라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실수를 하면 부끄러워하고 누군가 실수를 하면 질책하는데 익숙해왔다. 저자의 의견은 굉장히 곱씹어볼만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실수를 드러내서 배우기보다는 실수를 감추기에 급급하다. 누구나 실수를 하는데 그것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다른 사람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수예방문화에서는 실수를 한 사람은 비난하고, 처벌하고, 따라서 실수를 감추고 그에 대해 논의하기 꺼리며 문제가 생겼을 때 협력도 덜하게 됩니다. 실수에서 배우지 못하겠지요. 반대로 실수 관리 문화에서는 실수가 나쁜 결과를 내기 전에 빨리 회복하도록 돕고, 실수를 공개하고, 실수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거기에서 배우는 분위기가 생깁니다.
실수는 나오게 마련이다. 따라서 실수했을 경우 어떻게 실수를 빨리 파악하고 빠르게 대처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실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중요하다. 그 문화는 바로 실수를 학습으로 연장시키는 것이다.
회사가 실수 예방보다 관리에 가까울 수록 그 기업의 혁신 정도가 더 높습니다. 그리고 실수 관리 문화일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더 높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수가 없으면 학습하지 못합니다(고로 직원들에게 실수하지 말라고 하는 조직은 학습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학습이론의 기본입니다. 즉 실수 관리를 하는 문화일수록 학습을 더 잘합니다. 실수율이 낮은 조직은 실수를 적게 하는 게 아니라, 실수를 공개하는 것이 공격을 받을 수 있는 , 그래서 실수를 감추는 조직이었습니다.
심리적 안점감이란, 내 생각이나 의견, 질문, 걱정, 혹은 실수가 드러났을 때 처벌받거나 놀림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3. 결국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GIT 도입 실패사례]
어느 회사에서 직급이 낮은 개발자가 GIT을 사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에 발표를 하자, 어떤 질문가가 말했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하려고 깃의 장점에 대해 발표도 하고 교육도 몇 번에 결쳐 해줬는데 결국 사람들이 쓰게 하는데에 실패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수동적이고 보수적이에요”
저자는 이렇게 발표자와 질문자에게 물었다
“그 조직원들이 선생님을 좋아하세요?”
객관적인 자료의 타당성, 반박할 수 없는 논리성.. 이런것들로 의기양양하게 들이밀어도 세상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얄긋지만 사람들은 감정이 이성보다 앞서게 마련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전혀 없이 자료나 이론으로 설득하려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실패를 사람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찾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모순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더더욱 힘들어 진다.
결국 결정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마음에 드냐 안 드냐. 이겁니다. 안 들면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반대하게 됩니다. 도대체 ‘누구’의 객관이냐 이거죠. 가만히 보면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객관만 신경을 쓰는 실수를 저질러 왔습니다.
인간관계를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상대에 대한 관심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본인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길 바란다. 같이 식사를 할때 스마트폰만 쳐다본다거나, 상대의 질문에 건성대답하거나, 상대의 표정과 감정을 읽고 대화에 참여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아무리 옳은 것을 추진한다고 누구도 응해주지 않는다. 그러면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더더욱 비난한다.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한채로..
뛰어난 개발자들은 약 70%가 동료와의 협력을 언급하는 반면, 실력이 그저 그런 개발자들은 20%도 안되는 사람들만이 동료와의 협력을 언급합니다.
결국은 사람과의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추진하는 일이나 계획이 조직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면 먼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숙고해야 한다. 사회라는 곳에 속해 있는 이상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간관계가 안좋은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우리를 미소짓게 하는 대부분은 결국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이겨낼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결코 이겨낼 수 없다.
즉, 우리는 이러한 관계의 사회적 기술을 반드시 습득해야 한다. 당신이 사람들한테 호감을 받지 못한다면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경우이다. 저자의 충고를 귀담아듣자.
이러한 사회적 기술을 훈련하는 방법주에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매일 주고받는 마이크로 인터렉션(인사 주고받기, 지나가는 대화, 물어보기 등 일상적이고 소소하고 빈번한 상호작용)에 신경을 쓰는 겁니다. 그걸 기록하고, 복기하고, 다르게 인터렉션한다고 하면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4. 친해지기만 하면 다인가?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지만 거기서 끝나서는 안된다. 안그러면 동호회랑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결국은 일이란 사람과의 정보공유와 의사소통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좋은 관계를 맺고 거기서 우리는 더 나은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뛰어난 팀이라면 거의 한 팀도 빠지지 않고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이 몇 가지 있었는데, ‘삼투압적 의사소통’이 거기에 속합니다. 이것은 베어드는 소통입니다. 삼투압적 모형에서는 은연중에 서로 간에 정보가 스며드는 겁니다.
결국 정보공유와 의사소통이 가장 핵심이다. 우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경험을 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전문가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팀이 실패하는 이유
정보공유의 차이에 있었습니다. 협력 개입이 된 경우, 팀원들은 정보를 공유해서 더 통합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반에 협력 개입이 없으면 결과물은 서로 모순되는 등 통합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을 모아서 팀 만든다고 잘 하는 것 아니고 오히려 성과가 떨어질 수 있고 정보 공유하고 협력을 잘하기 위한 명시적인 도움이 필요하며 소셜 스킬 등이 뛰어난 제너럴리스트가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정보공유를 통해서 우리는 상호간 적절한 피드백이 생겨야 한다. 누군가가 현재 고생하는 문제를 다른 누군가가 과거에 해결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런 것들이 공유가 되지 않는다면 소위 말해서 삽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피드백은 위에서 말한 실수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누군가가 모른다면 비난보다 코칭이 필요하다.
두 개의 팀을 상상해 봅시다. 한 팀은 서로 잘 물어보지 않고, 물어봐도 ‘이것도 모르세요?’의 수준으로 대답해 줍니다. 반대로 다른 팀은 서로 코칭을 해주면서 함께 동기와 의지를 붇돋워주고 같이 고민해줍니다. 어느 팀의 사람들이 성장할까요?
애자일방법론이라는 것은 워낙 유명해서 여러 책들을 보았지만, 이 책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마치 IT업계의 사마천의 사기를 읽은 것처럼… 그동안 너무 이론적으로만 생각했던 부분을 꽤나 현실적으로 그리고 저자의 경험적으로 표현되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늘 주위에 두고 반복해서 읽어볼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