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변신 이라는 책은 정확히 2번째 읽었다. 사실 고전은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 첫장면부터 몰입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지만, 카프카의 변신은 첫 장면부터 굉장히 흥미롭고 섬뜩하게 시작이 된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침대속에서 한마리 흉측한 벌레으로 변해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인공은 자신이 벌레로 변한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먹고 살기위해 선택한 직장으로 출근부터 더 많이 걱정한다.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의 생계를 도맡은 주인공이다. 그 다음부터는 예상했듯이 여러가지 소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슬픈 것은 그레고르는 사람들의 말을 모두 듣는 의식은 그대로 사람이지만 인간의 모습이 아닐뿐더러 인간의 소리를 낼 수 없는 그냥 벌레인 것이다. 인간이 먹는 음식보다 벌레가 좋아하는 상한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워한다.

그는 어느새 무섭도록 적응한다. 하지만 그는 결코 가족의 곁은 떠나지 않는다. 아버지는 이미 변해버린 아들을 벌레에서 찾을 수 없었고, 어머니도 슬프지만 역시 아들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유일한 여동생이 그나마 희미한 오빠의 추억을 간직한채 세심하게 이미 흉측한 벌레가 되어버린 오빠를 돌본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시간은 모든 것을 둔감하게 만들어버리고 변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자신의 지속적인 노력에 짜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결국 여동생도 벌레의 모습에서 오빠를 지워버리고 만다.

가족들은 이제 그레고로는 그저 한마리 흉측한 벌레일 뿐이다. 마침내 그레고로는 자신의 결코 가족의 일원이 될수없음을 느끼면서 무엇보다도 가장 사랑했던 동생의 변심에 엄청한 상처를 입고 죽어간다.

그리고 가족들은 오빠가 죽은것으로 여기지 않고 귀찮고 더러웠던 벌레의 죽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새로운 곳으로 삶을 시작한다.

책을 덮고 나서 무거웠다. 인간의 정신을 가졌지만 인간의 모습이 아니고 가족이지만 가족의 모습이 아니게되면 외면당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우리가 사람을 인간으로 보는 것은 나와 같은 형태일 뿐인 것일까? 우리가 사람을 가족으로 보는 것은 어떠한 기준으로 보는 것일까?

공각기동대에서 주인공 쿠사나기는 고뇌가 떠올랐다

내 자신이 99%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1%의 뇌조각만 있는데 나는 기계일까 인간일까?

육체는 벌레인데 정신만 인간이면 과연 인간일까? 인간이 아니라면 우리는 사회면에서 인간의 모습을 하지만 벌레만도 못한 사람을 보면서 그들은 과연 인간이라고 볼수 있을까? 인간에 대한 정의는 오로지 생물학적인 판단만이 적용되는 것일까?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하지 않아면 비록 정신이 인간이라도 인간이 아닐까? 아니면 생물학적으로는 인간이지만 99%사이보그이면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가족의 일원으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면 가족이 아닐까? 유전적으로 가족이지만 어떠한 긍정적인 관계가 얽혀있지 않으면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러한 관계가 한 때 있었더라도 어느순간 끊어지면 그래도 가족일까? 간혹 뉴스에서 보듯이 쓸쓸히 고독사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 그레고로처럼 되지 않을 보장은 없을 것이라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도 어느곳에서 그레고로처럼 뒤집힌채로 발버둥치고 있을 지 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