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을 하려면 그것이 쉬울 때 해야 하고, 큰 일을 하려면 그것이 작을 때 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도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세상에서 제일 큰 일도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끝에 가서 큰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큰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무릇 가볍게 수락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없는 법이고, 너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어려운 일을 맞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이라도 일을 어려운 것으로 여기는 법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끝에 가서 어려운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 유지하기가 쉽고, 아직 기미가 나타나기 전에 도모하기가 쉽고, 취약할 때 부서뜨리기가 쉽고, 미세할 때 흩어버리기가 쉽습니다. 아직 일이 생기기 전에 처리하고, 혼란해지기 전에 다스려야 합니다.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싹에서 나오고, 구층 누대도 한 줌 흙이 쌓여 올라가고, 천릿길도 발 밑에서 시작됩니다.

억지로 하는 자 실패하게 마련이고, 집착하는 자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성인은 하지 않음으로 실패하는 일이 없고, 집착하지 않음으로 잃는 일이 없습니다. 사람이 일을 하면 언제나 거의 성공할 즈음에 실패하고 맙니다. 시작할 때처럼 마지막에도 신중했으면 실패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욕심을 없애려는 욕심만이 있고, 귀하다고 하는 것을 귀히 여기지 않고, 배우지 않음을 배우고, 많은 사람이 지나쳐 버리는 것으로 돌아갑니다. 온갖 것의 본래적인 자연스러움을 도와 줄 뿐, 억지로 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도덕경 (노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