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의 손자와 버금가는 전략가. ‘오기’ 그에 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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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에 대한 내용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뛰어난 전략가이자 명장이면서 출세를 위해선 마누라 목도 베고, 죽을 때도 결코 혼자 당하지 않은 남자…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오기란 사람이 상당히 개혁적이면서 진보적인 사람이었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도 수십명을 죽인 살인자와 출세를 위해서 마누라의 목도 베는 냉혈적이고 패륜적 자가 아니라 그가 시대를 앞선 개혁자이자 진보적인 인물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사마천의 열전에 나오는 오기는 굉장히 뛰어난 전략가이지만, 부인의 목을 베는 부분에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부하의 고름을 입으로 빼는 부분에선 교묘하게 사람을 이용해서 충성심을 얻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적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오기가 당시에는 너무 과격한 급직적인 사람이어서 또한 출생도 미천하기때문에 그에 대한 악의적인 평판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상당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사마천의 사기에도 나왔듯이 오기는 전쟁에서 부하를 끔찍히 아꼈다. 부하의 고름을 입으로 뺀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다. 오기가 그렇게 출세지향적이라면, 병사들도 한두번 고름을 입으로 빼준다고 해서 감동하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진심은 가장 곁에 있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속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위문후가 용병의 원칙을 묻자, 오기는 다음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사경, 이중, 일신

사경 (가벼움 넷), 이중(무거움 둘), 일신(신뢰하나)에서 오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 사경: 말을 가볍게 하라. 수례를 가볍게 하라. 전차를 가볍게 하라. 사람을 가볍게 하라.
  • 이중: 공이 있는 자는 후하게 하고, 물러난 자에게는 무거운 형벌을 주어라.
  • 일신: 상벌을 공정하고 분명하게 시행하여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정말 오늘날의 기업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오기는 무엇보다도 스피드를 중시했다. 특히 특이한 부분은 오기는 형벌부분에서 전투에세 패한 병사에게 형벌을 주는 자가 아닌 도망치는 자에게 무거운 형벌을 주었다고 한다.
오기가 가장 중요시 한 것은 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보상을 주는 것이다.

오기가 말한 사경을 개인적으로 오늘날에는 이렇게 적용하고 싶다. 소수정예의 인재들, 그 인재들에게 주어지는 편리하고 빠른 최고의 도구들, 빠른 의사결정과, 그리고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보상을, 실패를 한 사람에게는 격려를,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질책을 주고 이 모든 것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서 오기라는 사람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걷어내고, 그의 진면목을 알게되서 그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

참,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오기의 전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없다. 삼국지나 초한지의 전투장면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오기에 대한 철학서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