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끝날 무렵 마지막으로 선택한 책은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위즈덤하우스 출판/ 이다혜 저) 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 이어 글에 관해 읽은 3번 째 책이다. 이전에 읽은 책들도 훌륭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시네21의 기자이자 편집자의 시각에서 글쓰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가득차다. 뭔가 좀더 실용적이라고 할까, 친절하다고 할까.. 읽는 내내 술술 읽히는 글이었다.

참고로 책이 내내 글쓰는 법에 대해서만 나오지 않는다. 중간에 저자의 에세이 성격의 글도 나온다. 이부분은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

책에 대한 내용을 몇가지 그냥 두서없이 정리하고자 한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지만, 좋든 싫든간에 우리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업무적으로는 메일을 보내거나 자기소개서, SNS, 쇼핑후기등 이미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글을 쓰다는 것은 분량과 질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왕이면 자신이 쓴 글이 남들에게 잘 읽히는 것도 중요한 관계의 범위라고 볼 수 있으며, 자신이 쓴 글에 인생이 바뀔 수 있도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대면관계도 있지만 비대면 관계가 생각보다 많다. 업무용 메일, 축하메일등을 작성할때의 특성등 각각의 글쓰기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이라는 것이 어떻게 써지는냐에 따라서 상대에게 우리의 생각을 오해없이 전달하거나 반대일 수도 있다. 그러니 글쓰기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것인가. 이제부터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천기를 누설하자면, 글쓰기를 다루는 모든 책에서 강조하는 최고의 소설 쓰는 비법은 ‘무조건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뭐든 쓴다’다. 그렇게 하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느냐고? 자기계발서란 원래, 자기계발서를 쓴 사람이 가장 성공하는 장르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이 되려면 최소한 로또를 사야 하는 법. 그러니 잠언을 마음에 새기고, 일단 써라

일단은 매일 자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기이든 뭐든 .. 쓸말이 없으면 쓸말이 없는 내용이라도 일단 쓰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긴 쓰지 않고서 어떻게 내 글이 발전되기를 바랄까? 일단 꾸준히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쓰기 전에 답해야 할 세 가지 질문이 있다. 왜 쓰는가? 무엇을 쓸 것인가? 누구를 위한 글인가?

업무용 메일이나, 축하메일, 자기소개서, 블로그등 글을 쓰기 위한 세가지 질문이 필요성을 강조한다. 업무용 메일에는 추상적이고 감상적인 어휘를 배제하고 상대에게 업무의 혼선이 없도록 작성해야 할 것이다. 축하메일은 너무 격식보다는 좀더 따뜻하고 풍부한 감정표현등이 필요할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화하는 작업이 글쓰기다.

이게 참 어렵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이 바로 글쓰기라는 말은 참 쉽지 않게 느끼게 만든다. 아마도 여기서 글에 대한 스킬이 드러나는 대목같다. 소설책등을 읽으면 작가들의 사람과 사물에 대한 세심한 묘사가 무척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면서 보는 것을 그들은 아주 세세하게 몇개의 어휘들로 펼쳐보인다.

직장인을 위한 글쓰기에서 내가 가장 많이 제안하는 것은, ‘하는 일에 대해 쓰기’다. 직장에서 하는 일은 나에게는 식상하고 쉬울지몰라도, 그 일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신기한 경우가 많다. 나에게 가장 익숙한 삶의 장면들을 타인에게도 재미있게 전달하는 연습은 ‘나 자신에 대해 말하기’와도 연결되는, 즉 글쓰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요령이 된다.

공감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분명히 그 일을 하려거나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검색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업무적인 문제나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니 경험을 글로 공유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막연한 감정들이 머릿속에서 분탕질을 칠 때, 대체 왜 이렇게 마음이 어지러운지 꺼내보는 작업이 바로 글쓰기다.

때로는 친구나 가족에게도 하지 못할 고민과 말들이 있다. 그러한 것들을 일기라는 형태로 글을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이다. 그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경우라 해도 독자는 글보다 제목을 먼저 보게 되어 있다. 제목만 읽고 글을 읽지 않는 경우는 있어도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글을 읽게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명확하게 첫인상을 주는 것이 제목이 된다. 제목 짓는 연습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며,독자를 유혹하는 첫 번째 무기가 바로 제목이 된다.

제목으로 낚인 경우도 많지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제목이 시원찮으면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지성만이 무기다》라는 책에서 읽기에서 시작하는 어른들의 공부법을 소개한다. 타인의 시선과 가치관에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독서라는 게 그의 생각. “독서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작업인 이유는 반드시 뇌의 작동이 필요하기때문이다. 뭔가를 간파한다는 것은 더욱 고도한 작업이다. 독서가 인간의 머리를 활발하게 만드는 것은 이 간파라는 형태로 생각하기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핵심적인 공통 특징은 모두 독서 애호가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면서 밑줄을 긋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퇴고를 할 때는 ‘남의 시선으로 읽기’가 중요하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알고 있는 소재에 대해 쓰고 있으므로, 행간에 생략한 내용도 자동으로 내적 재생해가며 읽는다. 그렇게 본인 글을 본인의 마음으로 읽으면 백번 읽어도 수정이 어렵다. 심지어 맞춤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 특정한 오타만 반복해 쓰는 경우도 있다. 글에도 습관이 있다.

글을 쓰고 나서 퇴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이 역시 쉽지가 않다. 아마도 저자의 말대로 남의 시선으로 안보고 자신의 시선으로 보려는것이 아닐까 한다. 어렵지만, 그래도 퇴고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퇴고의 방법에 대해서는 저자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세상에는 한 번 정도 어렵게 어렵게 고민해서 이해해야 하는 것도 있다. 모든 걸 다 쉽게 설명할 순 없다. 복잡해서 복잡한데 어떻게 쉽게 풀어주느냐.”

충분히 공부한 사람일수록 ‘쉽게 풀어서’ ‘간단하게’ 말하기를 경계하게 된다.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다. 책을 보다보면 어려운 책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 작가를 욕하면서 책을 덮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려운 책은 어려운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적게는 수년 많게는 수십년에 걸친 내용을 한권에 책에 담았는데 어떻게 그게 술술 읽히겠는가.. 읽는 사람도 노력이 필요하다.

철 지난 유행어는 글을 낡아보이게 하고, 저자를 늙어보이게 한다. 애석하게도, 글을 통한 그러한 추측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식상한 인용구는 쓰지 않느니만 못하다.

역시 좋은 팁이다.

마무리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할 말이 있다. ‘교훈적인 마무리’는 지양하자. ‘마무리가 안 된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마무리가 더 긴장감 있는 경우가 많으며, ‘마무리된 느낌’은 대체로 진부한 문장일 때가 많다. 마지막 문장은 ‘정리’하거나 ‘교훈’을 주려고 노력하는 대신 앞의 글을 해치지 않는 정도로 가볍게 써보라.

개인적으로 정곡을 찌르는 조언이다.

너무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 여기에서 알팍하게 담을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 중에 가장 인상깊은 구절으로 옮기는 것으로 끝내고자 한다.

현실에서의 경험과 독서는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것입니다. 걸을 때 왼발 오른발을 번갈아 걷는 것처럼, 읽고 경험하고를 번갈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경험만 있으면 그 경험을 때로 논리적으로 때로 재미있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일이 힘들고, 독서만 있으면 글과 말은 있으되 내용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내 생각이 무엇인지 기틀을 잡아가기 위해서 다른 이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독서가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이 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