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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가즈요시

일본의 레전드 축구 선수, A매치 89경기에서 55골, 하지만 월드컵에는 한번도 못나간 비운의 선수.
현재 J리그 2부 요코하마FC 에서 공격수로 뛰고 있다.

그의 나이 50세(2017년)에 재계약에 성공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라. 나이 오십이면 동네 조기축구회도 뛰기 힘들 때이다. 그런 그가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축구선수의 은퇴시기는 보통 30대 초나 중반이다(2002년 월드컵에 띤 AS로마의 토티도 현역이지만 아직(?) 40살이다) 보통의 선수나 자기관리가 뛰어난 선수보다 15년을 더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필드에서 뛰게 하는 것일까?

그만한 명예와 돈이 있으면 남은 인생을 존경을 받으면서 부족함없이 편하게 살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코치나 임원으로 활동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고집스럽게 필드에서 선수로 뛰기를 원한다.

그 정도의 몸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엄청 어렵겠지만, 그런 정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평범한 의지만으로는 이어갈 수가 없을 것이다.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 그에 못지 않은 편견과의 싸움.. 지독할 만큼 단단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엄격한 자기관리만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가 여전히 축구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확고한 철학이 말해준다.  

미우라는 교토퍼플 상가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교토퍼플은 박지성의 첫 프로구단이자 외국구단이었다. 말도 안 통하고 낯선 곳에서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그런 미우라는 박지성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성아 잘 들어라. 다른 나라에서 축구선수로서 살아남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뭔줄 아니? 축구 테크닉? 아니야. 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다들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들이야. 그러면 무엇이 가장 중요하느냐하면, 바로 축구에 대한 열정과 한결같이 헌신하는 마음이다. 매 시합마다 내일 죽어도 오늘 시합만큼은 후회가 남지 않을 각오로 뛰는 선수, 축구에 인생을 거는 선수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선수다.”

그는 메시나 호날도처럼 세계적인 선수는 아니지만, 축구를 떠나서 모든 사람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사람이다. 그것은 열정과 헌신이다. 이 숱하게 많이 듣는 단어를 어떻게 몸과 마음에 매일 새길수 있는지가 우리들의 숙제가 아닐까?

최근에 미우라가 한 인터뷰에서 기자에게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냐”는 질문을 받는다.

“가능하면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 TV에 미우라 가즈요시라는 이름이 나오면 60살이든 65살이든 쭉 ‘축구선수’로 나오고 싶다. 전(前)이 아니라.”

그에게 흔한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 않다. 그냥 그의 인생에서 주는 깊은 울림에 숙연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