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블로그는 관대해져야 한다
개발자라면 구글이나 스택오브플로우 없이는 개발이 안될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이미 그 문제를 겪어서 해결한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그런데 개발관련 블로그들 중에서 복사를 막는 블로그들이 있다. 내용이 좋아서 해당 소스코드를 활용해보려고 하는데 복사를 막으면 어쩌란 말인가? 인내심을 갖고 타이핑을 해본다 하더라도 복잡한 코딩 소스는 짜증이 난다. 물론 퍼온 글이라서 막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좀 이해는 되지만 본인이 작성한 글을 복사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자. 본인이 작성한 기술적인 내용이 순수 본인의 창작품인가? 대부분 본인도 다른 블로그나 책, 원서등을 이용해서 얻은 지식이 아닌가? 자신도 다른 사람이 작성한 소스를 베껴서 작성한 것인데 왜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하게 막는가? 물론, 편집도 일종의 창작이라고 볼 수는 있다. 힘들게 정리하고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어서 만든 글이기 때문에 어쨌튼 본인의 노력이 가미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당신이 블로그를 만들어서 오픈하겠다는 취지는 일단 선한 의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본인의 컴퓨터 깊숙히 숨기거나, 에버노트의 비공개로 기록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블로그로 오픈을 하는가?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 특히 기술관련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다. 이중 90% 사람들은 해당소스를 복사해서 자신의 프로젝트 문제를 해결하고 아무런 댓글도 없이 떠난다. 남은 10% 중에 8~9% 사람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퍼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것이 단순 링크일수도 있고, 본문내용일수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퍼온 내용이라고 분명히 표시한다. 이 사람들의 목적은 그냥 스크랩이다. 유용한 정보니까 스크랩해서 나중에 자신이 편할때 보겠다는 의미이다.
나머지 1%정도가 출처도 표기하지 않고 통째로 복사해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아마도 복사방지를 걸어논 이유가 바로 이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도 거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냥 별생각없이 내용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복사해 가는 사람들도 일 것이다. 물론 악의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1% 사람들 잡자고 90%가 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게 과연 합리적인가?
소설, 시, 수필등 개인의 순수창작품이 아니면 복사방지를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기술블로그는 더더욱 그렇다. 국내의 유명한 기술블로그나 해외 블로그를 보면 복사를 막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자신도 다른 사람의 올린 소스를 복사해가면서 도움을 받으면서 왜 본인의 블로그는 막는 것인가? 그 소스가 본인의 순수 창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심지어 자신이 만든 소스를 오픈하는 개발자들도 있다. 이 분들은 무슨 성인이라서 오픈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기술블로그들 중에 박정규님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이 블로그의 컴퓨터 관련 내용은 박정규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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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멋진가? 이런 분들 블로그를 보면 자신이 힘들게 얻은 지식 획득의 과정을 타인에게는 보다 쉽게 주기 위한 배려심만 보일 뿐이다.
관대해지자. 기술 블로그는 관대해야 한다. 쫌~ 복사해가면 어떤가? 자신이 얻은 지식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지식은 오픈되고 누구나 가져갈 수 있어야 점점 더 크게 돌게 마련이고 그런 생태계는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