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때 이 포스터를 길거리에 본적이 있다.

물론 위에 포스터의 영어는 모두 한글로 되어 있었지만 암튼 이 사진은 맞다. 당시에는 액션영화는 람보와 코만도 등 근육질의 주인공의 영화가 대세인 시대였다. (최소한 비운의 근육질 배우 돌프 룬드그렌 정도도 되어야 했다)

이 포스터를 보고 나의 첫 느낌은
“머야 저 머리숱 없는 아저씨는..흰러닝구 입구..총두 저게 뭐야 기관총두 아니고 겨우 권총이야? 잼 디게 없겠다”

정말 지금의 헐리우드 B급액션영화 포스터와 너무 흡사했다.
그렇게 쌩까고 한달정도 지나자.. 이 영화가 무지 재미있다는 정보가 내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평소에 비디오가계의 비디오 포스터와 영화포스터만 봐도 그 영화의 흥행유무를 점치된 나였다!
믿을 수가 없어서 친구 몇놈과 단성사 극장에서 봤다.

젠장.. 무지 재미있었다. 람보와 코만도류에 젖은 내 말초신경을 충분히 자극하고도 남았다.

솔직히 이 영화도 주인공이 결국 모든 악당을 혼자 해치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달랐다. 람보와 코만도는 졸라 멋지게 해치운다. 그 무거운 기관총두 한손으로 들고 쏘고 절대로 고개를 숙이거나 어디 벽뒤에 숨어서 째째하게 쏘지도 않고 당당히 그 근육상체를 드러내고 열라 갈기면 악당 수백명이 죽는다… 총알도 안떨어진다.

하지만 다이하드의 주인공을 보자.

보라! 한 여름의 노숙자 차림에다 람보보다 작은 총을 두손으로 꼬~옥 쥐고 주위를 살피는 저 표정을..

다이하드가 기존 액션물과 다른 점은 바로 이것이다. 주인공은 그 흔한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면 평범한 경찰이다. 그리고 음모가 숨어 있는 불가능한 임무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마누라 회사에 놀러갔다가 저런 봉변을 당한것이다. 그러면서 시종일관 투덜대면서 싸운다.

다이하드가 높이 평가받는 것은 바로 이점이다. 다이하드 감독 존맥티어난은 람보와 코만도에 물든 관객에게 새로운 유형의 액션을 보여주었다. (후에 존 맥티어난 감독은 라스트 액션 히어로에서 액션 영화의 뻔한 스토리를 패러디한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하여 근육맨의 액션활극은 서서히 막을 내렸다.
(물론 장글로드반담 아저씨는 여전히 활약하지만 역시 B급영화로 취급받는다.)

무엇이든지 흐름을 바꾼 것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이하드는 람보식 액션물에서 보다 좀더 사실적인 액션물로 흐름을 바꾼 영화라 할 수 있다고 본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